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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 얼마나 아십니까 ?
(저자 : J. D 래트클리프)


 
  사람은  가끔  거울  앞에  서서  혀를  쑥  내밀고  요리조리 살펴보곤  한다.  그러나  혀는  자신이  살펴보는  대상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좀  이상한  것이  눈에  띄어도  십중팔구는  엉뚱하게  잘못  해석하게  된다.  혀에  대한  관심은  그  정도가  고작이다.  그도  그렇  것이,  혀는  길이가  10cm  남짓하고  무게  또한  57g밖에  안되며  더구나  보통  눈에  잘  띄지도  않기  때문이다.  

  혀는  눈이나  귀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평한  대접을  못  받아  왔다.  흔희들  말하기를  “다섯  가지  감각  중에서  별  볼일  없는  것”이  미각이라고  한다.  그러나  혀는  항의한다.  그러한  인식은  전혀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  혀가  없으면  사람이  어떻게  되는가  한번  따져  보자.  예를  들어  사람에게  혀를  입  밖으로  내밀고  이빨로  가볍게  누른  다음  말을  해보라고  한다면  사람의  혀에서  나오는  소리는  무슨  말인지 거의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사람의   혀는  몇몇  동물의  혀처럼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지는  못하다.  사람의  혀는  개구리  혀처럼  잽싸게  곤충을  채서  잡거나  또는  뱀의  혀처럼  어두운  동굴  속을  헤치고  나아가는  ‘더듬이’  구실을  하지는  못한다.  그렇긴  해도  혀는  수많은  일을  감당하고  있다.  우선  혀는  음식물을  씹는  일을  돕는다.  입안에  든  음식물을  굴려서  골고루  씹히고  갈아치도록  하는  것이다.  혀는  아주  쓸모있는  이쑤시개  역할도  하고  있으며  온갖  찌꺼기를  말끔히  치워서  혀  담당구역을  항상  깨끗이  하는  청소부  노릇도  한다.  혀는  감정표시의  도구로  이용되기까지 한다.  사람의  자녀들은  반감이나  혐오감을  나타낼때  혀를  밖으로  쑥  내밀곤  한다.

  그러나  혀가  맡은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일  중의  하나가  음식을  삼키는  동작을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혀  앞부분은  입천장에  있는  경구개(硬口蓋)를  밀어붙인다.  그리고  내  뒷부분은 둥글게  말리면서  음식물을  식도  입구로  밀어  넣는다. 이렇게  설명하면  매우  간단하게  보이지만 실제는  신경조직의  지휘와 복잡한  근육의  움직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나타나는  활동이다.  사람은  이미  어머니의  자궁에서  나오기  전에  삼키는  방법을  익혔는데  이로  미루어  보면  삼킨다는  반사작용이  생명체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말을  하는  일은  사정이  약간  다르다.  혀는  말이라는  신경근육의  특이한  묘기를  습득하기  위해서  훈련을  받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릴  때  사람은  2년  이상  여러가지  소리를  실험한  후에야  비로서  간단한  말을  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지칠  줄  모르는  운동선수가  되어  극히  다양한  형태로  몸을  굴신시키면서  한층  복잡한  말을  해내고  있다.  간단한  문장  한  구절을  발음해  보면  사람은  내가  부리는  곡예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사람이  말을  할  때  혀  움직임을  눈여겨  본다면,  그  변화무쌍한  동작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사람은  이  밖에도  다른  일도  생각해  보아야  될  것이다.  혀는  대단히  위협적인  존재인  치아와  가까이  붙어  살고  있다.  치아들이  실제로  나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혀는 몸을  피하는  재주가  뛰어나기  때문에  치아의  움직임을  잘  피해서  물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본래  혀는  평평하고  두툼하게  생겼으며,  복잡하게 얽힌  근육과  신경을  점액막이  둘러싸고  있다.  혀  위쪽표면엔  조그만  돌기형태의  설유두(舌乳頭)가  수없이  돋아나  있는데  이  설유두  중  일부에는  미뢰가  들어  있다.  이  미뢰  속에  맛세포가  들어  있으며  이것이  미각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혀 아래쪽에는  소대(小帶)라는  조그만  끈이  있다.  이  소대가  너무  짧으면  정상적인  움직임을  제약하게  되고  혀는  결국  혀짤배기가  되고  만다.  일단  혀짤배기가  되면  평생  무슨  이야기인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게  되는데  오늘날에는  외과수술로  이런  결함을  바로잡을  수  있다.

  혀  미뢰들은  극히  작은  장미꽃  봉오리처럼  보이는데  이  미뢰의  미각작용은  취각작용과  마찬가지로  화학적인  과정을  거친다.  매우  흥미있는  사실은  미뢰들이  내  윗면뿐만  아니라    아랫면에도  있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최근까지도  그들이  미뢰의  위치를 완전히  밝혀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즉  짠맛은  내  끝에,  단맛은  내  중간에,  쓴  맛은  내  뒤쪽에,  그리고  신맛은  내  옆부분에서  느낀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4가지  기본미각이다.  기본색인  빨강,  파랑,  노랑이  섞여  수많은  색체를  만들어  내듯이  이  4가지  기본적인  맛도  뒤섞여서  수많은  미각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들의  판단은  그릇된  것이었다.

  미뢰는  결코  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구강내  여기저기에  깔려  있다.  신밋과  쓴맛을  주로  느끼는  미뢰는  입천정의  경구개와  연구개( 軟口蓋)가  맞닿는  부분  근처에  있다.  사람이  구개부분까지  덮는  틀니를  끼어  이  부분의  미뢰가  덮이게  되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것이다.  레몬파이는  톡  쏘는  특유의  신맛이  사라질  것이고  홍차나  커피도 그  맛의  대종을  이루는  쓴맛이  없어져  그  묘미를  읽고  말  것이다.  짠맛과  단맛을  받아들이는  미뢰는  대부분  혀에  있지만  일부는  다른  곳,  특히  목  윗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음식물은  일단  녹아야만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아이스크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입  안에서  물처럼  녹기까지는  아무런  맛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일단  물처럼  녹게  되면  단맛을  감지하는  미뢰의  맛세포에  붙게  되고,  그러면  화학작용에  의해  극히  약한  전류가  발생하여  이것이  뇌신경에  의해  뇌의  미각중추(味覺中樞)에  전달된다.  팔레트에서  원색을  섞어  갖가지  색체를  만들어  내듯이  뇌에  전달되는  미각도  여러가지가  혼합되는데  뇌는  이러한  혼합된  미각을  전달받고  판정을  내린다.  예를  들면,  ‘이건  아이스크림이고  맛이  좋다’하는  식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은  모든  음식물들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맛을  전한다고  생각했다. (듣는  것이나  보는  것이  사람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잘  알면서도  맛에  대해서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에  따라  맛을  느끼는  감도(感度)에  큰  차이가  있음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어떤  사람에겐  시금치가  정말  맛있게  느껴지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쓰고  지겹게만  느껴진다.  다른  많은  음식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순수한  화학물질도  사람에  따라  맛에  대한  반응이  크게  다름을  뚜렷하게  보여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방부제로  쓰이는  안식향산(安息香酸)나트륨은  어떤  사람에겐  단맛으로,  다른  사람에겐  신맛이나  쓴맛,  짠맛,  또는  아무  맛도  없는  것으로  느껴진다.  따라서  당신이  맛이  있다고  생각하는  양젖치즈를  다른  사람은  싫어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다.

  미각은  사람마다  타고난  배경에  따라  다르다는  시사가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  혀는  상당한  정도의  적응성을  지니고  있다.  사람이  전에  도저히  입에 댈  수  없었던  음식물을  이제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이때문이다.  유아들  중에  버터밀크(버터를  빼낸  뒤의  우유)를  좋아하는  아기는  거의  없지만  어른이  되면  버터밀크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혀가  카레나  고추,  맛이  진한  치즈  따위에  맛을  들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한번  맛을  알고  나면  혀는  그  맛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신체의  다른  대부분의  기관과는  달리  혀는  나이가  들어도  제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가면서  청각이나  시력이  감퇴되지만  미각은  그렇지  않다.  콩수프는  사람이  10세  때  느끼던  맛이나  90세가  되어서  느끼는  맛이나  거의  아무런  차이가  없다.

  앞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사람은  가끔  혀를  쑥  내밀고  요리조리  살펴보는  일이  있다.  그러다가  내 몸에  무엇인가가 ‘덮여  있으면’  소화장애나  변비증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만성적인  변비증세를  보이면서도  혀에  아무  것도  끼지  않는  사람이  많이  있는  반면  변비증세가  없으면서도  혀에  녹백색의  물질이  덮여  있는  사람도  많이  있다.  혀의  몸에  끼는  이  ‘태(苔)’는  설유두  사이에  끼어서  세균의  침법을  받은  미세한  음식물  조각과  노후한  세포에  불과하다.(이  태는  깨끗이  문질러  낼  수  있다.)  입으로  숨쉬는  버릇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이런  태가  끼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혀는  ‘질병의  거울’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실제로  다른  신체부위의  병이  혀를  통해  그  중후를  드러내는  일이  종종  있다.  악성빈혈에  걸리면  혀의  모습은  붉은  색을  띠고  두툼해지며  또  반질반질해진다.  황달에  걸리면  황색을  띠게  되며,  피부병의  일종인  펠라그라가  나타나면  시뻘개진다.  또  어떤  균종(菌腫)에  걸리면  혀의  몸이  검은  색으로  변할  수도  있다.
 
  혀  몸에  생기는  불쾌한  질병  중  하나가  미각장애인데  이  병에  걸리면  미각이  엉뚱하게  뒤틀려서  설탕이  비위에  거슬리거나  고기맛이 역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사탕이  짜게  느껴지기도  하고  고등어가  단맛을  띠기도  한다.  요즘에  와서  널리  인식된  이  증세는  주로  체내의  아연  결핍  때문에  생기는  것  같다.  아연  결핍증은  식이요법  과정에서  빚어질  수도  있고,  충분히  섭취했어도  제대로  흡수가  되지  않거나  또는  인플루엔자  같은  다른  질병을  앓으면서  아연을  상실했을  경우에  나타난다.  아연  섭취를  늘리면  미각은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혀  몸에  생기는  또  다른  병은  미각감퇴증인데  이것은  이름  그대로  음식물에  대해  느끼는  맛이  감퇴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음식에  아무  맛도  못  느끼기  때문에  불고기를  먹어도  연한  고무를  씹는  맛이고  오린지는  무미건조한  아교를  씹는  맛이다.  따라서  사람이  만약  이  병에  걸리면  커피를  마실  때도  설탕을  듬뿍  타야만  단맛을  느낄  수  있다.  미각감퇴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몇  가지가  있는데  이  요인들이  미뢰의  모양과  기능을  변화시킴으로써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미각감퇴증이  극심한  경우에는  모든  맛을  완전히  느낄  수  없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환자는  심한  우울증에  빠지고  만다.  이런  사람들은  미각이  가장  유쾌한  감각기는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이처럼  크게  봉사하는  기관이  형편없는  푸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상시에  사람은  혀에게  머리카락이나  손톱에  기울이는  것만큼도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는데  사실  머리카락이나  손톱은  사람의  건강에  긴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불공평한  처사를  시정할  힘이  혀에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혀로서는  그저  죽을  때까지  맛을  느끼고  말을  만들면서  꾸준히  혀  할  바를  다하는  도리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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