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인 유혹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성적인 유혹에는 면역력도 생기지 않는 법이다. 성적인 유혹은 한번 이겨냈다고 해서 다음 번에도 반드시 이겨내리라는 장담을 할 수 없다. 성적인 유혹은 사람의 직업, 나이,심지어는 영성의 깊이와도 상관없이 찾아온다. 우리는 누구나 성적인 유혹에 빠지기 쉬운 나약한 존재이다.

 

목회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목회자들이기 때문에 더욱 성적인 유혹에 약하다. 목회자이기 때문에 그러한 사건들이 드러나지 않도록 반사적으로 감출 뿐이다. 

 

세상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직업은 없다. 하지만, 여기에 목회자들이 특별히 성적인 유혹에 더욱 쉽게 빠지는 특별한 이유가 5가지 있다.

 

 

첫째로, 목회자는 ‘권력의 자리’이다  

 

목회자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사용하던 사용하지 않던 간에 목회자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력을 갖는다.

목사라는 자리는 그 자체가 권력이다. 모든 사람이 항상 주목하고 동경하는 무대 위에서 산다. 수많은 상처입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상담을 받기 위해 목회자를 찾아온다. 그들 대부분은 목회자에게 관심을 받거나, 따뜻한 위로의 말을 기대한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마음을 수려한 말솜씨나 부드러운 성품으로 흔들어 놓는 일은 목회자에게 결코 어렵지 않다. 목회자는 때로 자신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 

 

둘째, 목회자들은 종종 고립되어 있거나,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사람이 주변에 없다

 

목회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낸다. 목회자들의 일과는 일정하지 않다. 직장인들과는 달리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드물다. 목회자에게는 출퇴근 시간을 따로 확인해주는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목회 지도력에 대하여 주변에서 건강하게 점검해주거나 견제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많은 경우 멘토도 없다.

특히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일 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목회자의 고립된 라이프 스타일이나, 목회자에 대한 건강한 견제나 점검 제도가 없다는 사실은 엄청난 비극의 씨앗이 된다.

 

셋째, 목회자에 대한 인사규정이나 보호 장치가 너무 느슨하다  

 

  

 

회사와 달리 교회는 목회자의 컴퓨터나 핸드폰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이성 교인을 상담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도 없다. 또한 심방도 목회자 혼자 다닐 때가 많다. 이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물론 규정이나 정책이 사람의 나쁜 습관을 고쳐주거나 회중들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울타리 역할을 해줄 수는 있다.  

   

 

넷째, 목회자들에게는 자신의 속내를 믿고 털어 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혹에 쉽게 빠진다

 

 

목회자가 투명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목회자는 주로 자신의 교회와 관련된 교인들을 중심으로 교제영역을 형성한다. 어떤 목회자도 자신의 사생활을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성도들과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교회에서 쫓겨나게 될까봐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를 교인들과는 물론이고, 다른 목회자들과도 쉽게 나누지 못한다.

 

 

다섯째, 목회자들은 때로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에 목을 매기 때문에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목회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인정에 목말라 한다. 아니, 중독수준이다. 목회자들의 정체성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인정, 그리고 관심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목회자가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매번 설교를 ‘잘 했다’는 칭찬을 받거나, 혹은 ‘아무개 집사가 목사님 때문에 화났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매번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한다. 상처받은 성도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 많은 목회자도 사람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일희일비한다.

 

 

성도와 목회자의 관계에 있어서 성적인 긴장감은 치명적이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성도나,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에 거의 중독증상을 보일 정도의 목회자에게 성적인 자극은 순식간에 무서운 파멸로 치닫게 하는 버튼과도 같다.

 

 

대화를 시작하라, 그리고 용기를 가지라

 

 

불행하게도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 스스로 이러한 대화를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치명적인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는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들이나 교단의 어른들은 목회자들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평신도 지도자 혹은 교단의 어른들에게 공이 넘어 갈 때면 상황은 이미 되돌릴 수 없이 늦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 현장에서 이런 타락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일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한계를 분명히 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상호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성적인 순결함과 신실함이 요구된다.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내용들은 목회자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약점들이다. 우리의 선배 목회자들 중 성적인 유혹 앞에서 맥없이 무너진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장치가 없다.

 

성적인 유혹 앞에서 우리의 연약함을 다루거나 우리의 동료들에게 그러한 문제에 대하여 점검하고 도전하는 일에 있어서 결코 느슨해져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