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2022.10.20 19:00
당신의 몸 얼마나 아십니까 ?- 갑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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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 얼마나 아십니까 ?
(저자 : J. D 래트클리프)
갑상선
(甲狀腺)
갑상선은 사람의 결후(結喉, Adam’s apple) – 후두융기라고도 함 – 바로 밑, 기관( 氣管)의 양옆으로 붙어 있는 연붕홍색 나비 모양의 선( 腺)이다. 갑상선은 무게가 약 19g 정도 된다. 갑상선 하루 호르몬분비량은 3,500분의 1g도 채 안된다. 크기나 호르몬분비량이 보잘것없기 때문에 갑상선을 과히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상 갑상선은 발전소 구실을 하는 중요한 존재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 갑상선이 분비하는 호르몬이 없었다면, 사람은 입굴은 두툼하고 코가 납작한 난장이에다, 지능이 모자라는 바보나 저능아로 태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사람의 신체 안에서 갑상선 맡은 주된 역할은 사람의 갊의 속도, 즉 신진대사라는 면에서 사람이 달팽이처럼 느릿느릿한지, 아니면 산토끼처럼 잽싼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갑상선은 대장간의 풀무에 비유할 수 있다. 갑상선은 생명의 불꽃에 부채질을 하면서 수십억에 달하는 사람의 세포들이 음식물을 태워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속도를 통제한다. 갑상선은 생명의 불꽃을 재 속에 묻어둘 수도 있고 부채질을 해서 훨훨 타오르게 할 수도 있다. 갑상선 호르몬을 너무 적게 분비시키면, 사람은 얼굴이 부은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몸은 뚱뚱해지며 동작이 굼뜨고 또 멍청해질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거의 활동을 하지 못하는 반(半)식물인간처럼 되기도 한다. 그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시키면 왕성한 식욕으로 게걸스럽게 먹어대지만 신진대사의 속도가 빨라져서 몸은 바싹 마르게 된다. 또 눈은 툭 튀어나와 심하면 눈을 제대로 감을 수도 없을 지경에 이른다. 정신적으로는 안절부절 못하고 신경이 예민해져서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야 할 정도에 이른다. 또한 심장의 박동이 빨라져 때로는 탈진하여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의 다른 내분비선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선도 혈관에서 여러가지 물질을 뽑아 조합해서 복잡미묘한 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조그만 화학공장이다. 갑상선이 분비하는 두 개의 주요 호르몬은 근 3분의 2가 요드로 이루어져 있다. 갑상선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요드의 양은 5,000분의 1g밖에 안된다. 그러나 이 극소량의 요드야말로 사람이 어린아이일 적에 백치가 될 것이냐 아니면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냐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도 활기찬 생활을 하느냐, 아니면 병약하고 무기력하게 사느냐를 결정한다.
갑상선의 뛰어난 화학적 재주를 낱낱이 설명하여 독자들의 머리를 어지럽힐 생각은 없지만, 몇몇 중요한 대목은 그런대로 독자 여러분의 흥미를 끌 수도 있을 것이다. 요드는 사람의 소화관에서 요드화합물의 형태로 갑상선에게 온다. 갑상선이 가진 효소(뇌하수체는 각기 기능이 다른 여러가지 효소를 가지고 있다)가 이 요드화합물을 분해해서 요드로 바꾸면 요드는 다시 티록신이라는 일종의 아미노산과 결합한다. 이러한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진 후에야 갑상선은 두 개의 중요한 호르몬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 갑상선 효소들은 다시 이 호르몬들의 분자들을 사람의 혈중 단백질과 결합시켜 그들이 혈관을 따라 사람의 온몸 구석구석에까지 이르게 해준다.
갑상선 호르몬의 효능은 대단하다. 갑상선 호르몬이 없으면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지 못한다. 갑상선 호르몬들은 사람의 신체에 퍼져 있는 수많은 세포들을 거의 모두 자극하여 제구실을 하게 한다.
이처럼 효능이 크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들은 특정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만을 공급하도록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만 한다. 사람의 아내가 임신을 하면 갑상선의 호르몬분비량은 평상시보다 약간 많아져 임신에 따른 특별한 수요를 충족시킨다. 사람이 잠을 잘 때는 에너지 수요가 극히 적어지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 수요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저 침대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에너지 수요는 잠잘 때보다 크게 늘어나며 또 서 있으면 앉아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힘겨운 운동을 하게 되면 다시 에너지 수요량은 몇 배나 늘어난다. 그러나 정신적 활동을 할 때는 그것이 아무리 집중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에너지 수요량이 늘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 사람이 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신경을 쓴다 하더라도 이때의 정신적 활동에 따른 에너지 소비는 1시간에 땅콩 반 알 정도로 충당될 만큼 하찮은 것이다.
다른 두 개의 내분비선이 갑상선이 적당한 양의 호르몬을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통제하는 기능을 도와준다. 사람의 뇌 안에 있는 작은 조직 덩어리인 시상하부(視床下部) 가 그 밑에 달려 있는 뇌하수체를 자극하면 이 뇌하수체는 다시 갑상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이 그때그때의 에너지수요를 충족시키도록 뇌하수체에게 활동지시를 내린다. 그리하여 갑상선이 호르몬을 너무 많이 분비하면 뇌하수체의 자극이 봉쇄된다. 이러한 자동제어장치로 호르몬 분비는 고르게 유지된다.
앞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갑상선은 화학적인 통제뿐만 아니라 신경적인 통제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나 걱정이 쌓여 갑상선을 자극하면 과도한 양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사람을 극도의 신경 과민으로 몰아넣어 때에 따라서는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족 중에 누가 죽거나 사업이 실패하거나 큰 자동차사고가 나거나 또는 중대한 수술을 받거나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못하거나 하는 스트레스 요인들이 몇 개월 또는 몇 년간 계속 쌓이게 되면 연쇄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불안에 싸인 뇌가 시상하부로 하여금 뇌하수체를 과도하게 자극하게 하고 그러면 뇌하수체는 다시 갑상선을 과도하게 자극하여 갑상선은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몰아대기 시작한다.
여러가지 면에서 갑상선은 사람의 신체 중 가장 취약한 부위 가운데 하나이다. 갑상선을을 고장낼 수 있는 요인들은 굉장히 많다. 갑상선 통제 수단들은 매우 정교하고 또 갑상선 호르몬 분비는 다른 여러가지 요인들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그 과정의 어느 한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장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요드 부족이 갑상선의 가장 흔한 두통거리다. 그러나 선진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사람 역시 요드결핍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해산물과 바다 근처의 밭에서 재배된 채소류에는 요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런 식품을 구할 수 없을 때는 요드로 처리한 소금을 섭취하면 사람이 갑상선이 필요로 하는 요드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후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사람처럼 운이 좋지 못하다. 산악지대에서는 논밭이나 물 속에서 일년 내내 거의 요드성분을 찾아볼 수 없으며 빙하에 한번 뒤덮였던 지역도 마찬가지다. 빙하가 녹으면서 토양 속의 요드성분을 말끔히 씻어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지역에서는 요드로 처리된 소금마저 쉽사리 구할 수 없다.
요드가 결핍되면 갑상선은 어떻게 해서든지 부족한 요드를 구하기 위해 수백만 개의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낸다. 그러면 결국 갑상선의 몸은 훨씬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28g도 채 안되던 갑상선 몸무게가 몇 배나 급속하게 늘어나서 100g이 넘게 된다. 이것이 요드결핍성 갑상선종(甲狀腺腫)인데 – ‘비중독성’ 갑상선종 – 외양상으로는 다소 보기 흉할지 모르나 건강상으로는 별다른 위험요인이 되지 않는다. 갑상선이 기관(氣管)을 협착시킬 만큼 비대해진다면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 밖의 여러가지 요인이 갑상선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가령 선천적인 결함이나 어떤 약제, 질병 따위가 갑상선에게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는 효소 중의 어느 하나를 약하시키면 갑상선의 호르몬 분비능력은 둔화되거나 정지되고 만다. 또 아직 규명되지 못한 이유로, 갑상선이 활동을 중지하거나 혹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갑상선조직으로 대체되는 수가 있다. 또는 사람의 뇌하수체가 고장이 나서 갑상선이 필요로 하는 자극호르몬을 너무 적게 분비하는 경우도 있다.
위에 든 현상과는 정반대로, 여러가지 원인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너무 많이 분비하는 경우도 있다. 또 마치 요드 결핍 때처럼 갑상선의 부피가 엄청나게 커지는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중독성’ 갑상선종이라고 하는데 이상스럽게도 요드 과잉이 그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는 사람의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겨 갑상선자극호르몬을 지나치게 많이 분비함으로써 갑상선으로 하여금 사람의 몸에 넘쳐 흐를 만큼 많은 호르몬을 만들어 내게끔 자극하는 경우도 있다.
암도 갑상선에게 생기는 병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갑상선한테 생기는 암은 비교적 덜 위험한 축에 든다. 갑상선에게 발생한 암은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고 갑상선한테만 머무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을 적기에 찾아서 제거하면 외과수술로도 완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약으로 치료해도 진행을 정지시키거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다행히 의사들은 갑상선 몸의 고장을 고치는 방법을 상당히 많이 알고 있다. 아마 의사들은 사람의 다른 어느 내분비선보다도 갑상선 몸의 치료방법을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갑상선이 게으름을 피워 기능이 떨어지려 하면 의사들은 부족한 호르몬을 약으로 공급해서 사람의 원기를 북돋아 줄 수 있다. 또 갑상선이 너무 많이 호르몬을 분비하면 몇 가지 약 중 하나를 써서 갑상선을 통제하는 효소를 조절함으로써 호르몬 분비량을 억제시킬 수 있다. 또는 사람에게 방사성 요드가 든 칵테일을 마시도록 권할 수도 있다. 방사성 요드는 보통 요드와 마찬가지로 나에게 직접 오게 되는데 그러면 방사선이 호르몬을 지나치게 생산하는 갑상선 세포들을 진정시킨다. 방사성 요드는 급속히 붕괴되기 때문에 방사선은 수주일내에 체내에서 사라진다.
갑상선의 과도한 기능항진은 대부분 위에 설명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수술을 받지 않으면 치료할 없는 경우도 있다. 수술중 의사는 갑상선 몸의 얼마만큼을 제거해야 할지를 정확하게 판단해랴 한다. 만약 너무 적게 떼어낸다면 갑상선은 여전히 호르몬을 과분비하게 될 것이고 너무 많이 떼어내면 갑상선 호르몬제 투여라는 보조적인 요법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의사들은 갑상선이 고장을 일으켰는지를 어떤 방법으로 알게 되는가? 사람이 팔을 쭉 뻗었을 때 손가락이 떨리거나, 신경과민 상태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거나 또는 식욕은 왕성한데 체중이 계속 줄어들거나 하면 의사들은 갑상선이 지나치게 활동하고 있다고 의심하게 된다.
또한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 갑상선에게 고장을 진찰해 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 한 가지가 혈액검사인데 혈액을 뽑아 혈중 단백질 속에 들어 있는 호르몬 양을 측정해 보면 갑상선 활동의 정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10여 가지의 검사방법이 있지만 이중에서 어느 방법이 특정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가는 의사만이 결정할 수 있다.
갑상선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비밀들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다. 칼시토닌이라는 호르몬은 거듭된 연구 끝에 1960년대에 와서야 비로서 발견되었는데 이 호르몬의 발견이야말로 앞으로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칼슘은 뼈와 치아의 주성분을 이루는, 인체의 중요한 광물질 중의 하나이다. 갑상선 이웃이며 동료인 부갑상선들의 사람의 혈액 속의 칼슘농도를 높이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주로 뼈 속의 칼슘성분을 뽑아냄으로써 혈액 속의 칼슘 농도를 높인다. 뼈 속의 칼슘성분을 지나치게 뽑아내면 뼈들이 약해진다. 감상선이 분비하는 칼시토닌은 이렇게 되는 것을 막고 균형이 유지되도록 돕는다.
앞으로 칼시토닌에 관한 여러가지 사실이 보다 많이 규명되면 이 호르몬이 노인의 뼈가 부서지거나 부러지기 쉽게 변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큰 구실을 할 수 있음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이것은 갑상선이 마음대로 할 수 있음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이것은 갑상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으나 가능성은 잇는 일이다. 어쨌든 갑상선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은 아직 감상선인 나에게 관한 이야기를 남김없이 다 듣지는 못했다는 점이다